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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아침에만 해도

산책 갔다 돌아오는 아침에

 

  이 날은 12.3이었다. 아침에만 해도 차가운 공기가 기분좋을 만큼 시원하게 느껴지고 하늘에는 구름이 실개천을 이루는, 아름다운 날이었다. 밤이 되자 서울의 공기는 완연히 달라졌다. 차갑게 얼어붙은 서울의 겨울. 123 비상계엄으로 먹먹한 가슴이 짓눌린 채,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에 눈을 고정한다. 하루의 낮밤이 이리 다를 수 있구나.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가, 소망을 잃지 말라고 하나님께서 아침에 이런 하늘을 미리 보여주셨나보다 하고... 어떻게든 소망의 끈을 잡으려고 몸부림 친다.

 

너무 아름다운 12.3 하늘

 

  저 하늘 끝에서 이쪽 하늘 끝까지 이런 구름이 하늘을 전체를 덮었다. 누가 이런 하늘을 만들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운행하시는 하늘을 마음껏 눈에 담고 마음으로 느꼈다. 참 행복한 아침이었는데......

 

땅은 꽁꽁 얼어붙어 잡초까지 얼음이 덮여있지만 여전히 빛가운데 따스한 하늘

 

  고개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언 땅에서 넘어질까하여 땅만 보고 내리막 길을 내려왔다. 얼어붙은 땅과 식물들을 보며 겨울을 실감한다. 춥디 추운 겨울이었다. 다 내려와 한숨 돌리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참 아름다웠다. 땅만 보느라 하늘을 못 봤는데, 내가 못 볼 때에도 하늘은 아름답게 거기 계속 있었구나 싶었다. 내가 못 볼 때에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신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생각하면 매일 넘쳐나는 암울한 기사와 전망에 이 땅이 얼어붙은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여전히 하늘에는 해가 떠오르고 빛이 있고, 그 하늘을 운행하시는 하나님이 계신다. 땅의 경계를 정하시고 사람들을 그 곳에 살게 하신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고 계신다. 여전히 빛이 우리 가운데 있다. 하나님께 긍휼과 은혜를 구한다. 한국 교회의 탐욕과 불의와 거짓을 회개하면서, 이 땅의 악함에 가슴 아파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지켜주시기를 눈물로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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