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이의 생일 선물로 휴대폰을 구입했다. 가성비 좋은 휴대폰이 있어 하영이에게 보여주며 어떠냐고 물으니, 가지고 있는 휴대폰이 구형이라 로딩이 한참 걸리는데도 아직 더 쓸 수 있으니 절대 사지 말란다. 간단한 검색과 전화 정도 하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휴대폰이 필요할까 고민하면서 온라인 쇼핑몰 장바구니에 휴대폰을 담아놓았다. 며칠 뒤, 마침 할인을 하길래 이 정도 가격이면 사줄만한 것 같아 생일 일주일을 남겨두고 주문했다. 서프라이즈 선물이라 배송 받자마자 장롱 속에 꽁꽁 감춰두었다. 한 번씩 휴대폰이 잘 있나 확인하면서 하영이 생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영이가 얼마나 기뻐할까 기대되는 마음에 달력을 자꾸만 쳐다보고 하영이 생일이 며칠 남았나 세어본다. 생일 선물을 받는 것은 하영이인데 내 마음이 콩닥콩닥 설렌다. 드디어 하영이 생일이 되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선물 증정식은 대성공! 하영이가 너무 좋아하면서 상자를 열어본다. 실링으로 봉해진 상자를 다급하게 여는 손의 움직임이 귀엽게 느껴진다. 사실 하영이도 새 휴대폰이 가지고 싶었지만 부모님께 부담이 될까봐 괜찮다고 했던 거였다. 이전 휴대폰에는 설치되지 않는 앱도 있었는데, 새 휴대폰에서는 앱도 잘 깔리고 버벅거리는 현상도 없다고 한다. 화면도 훨씬 커서 보기 좋고 사진도 선명하게 잘 찍힌다면서 이전 폰으로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재잘거린다.
주일 예배를 드리면서, 기도를 하는데 하영이 생일이 생각났다. 하영이가 제일 좋아하는 선물을 고르고 하영이에게 빨리 주고 싶어서 생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내 모습이 생각났다. 그리고 선물을 주는 날은 생일이어야만 했다. 하나님께서도 때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내가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때, 그 가치를 알고 선용할 수 있는 자세가 갖추어진 때를 하나님은 기다리고 계셨다. 그 때여야만 한다. 동시에 하나님께서도 선물 주는 날을 설레고 기뻐하시며 기다리고 계셨다. 좋은 것을 아낌없이 준비하시고는 빨리 주고 싶어서 안달난 아빠의 마음. 내일일까 그 다음날일까 기대하며 나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하나님께서 "지영아, 나도 그래. 네가 하영이를 보듯이, 나도 그래,"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올해 다음세대교회의 표어는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시리라."이다. 하나님께서 정말 좋은 것을 마구 주고 싶어하신다는 것이 느껴졌다. 때가 되면, 내가 받을만한 그 때가 되면 봉해진 선물 상자를 내미시고는 상자 여는 모습부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지켜보실 참 좋으신 하나님. 그 하나님을 신뢰하며, 오늘도 하나님의 사랑이 물밀듯 내게 다가와 파도처럼 나를 흠뻑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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