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자는 다 내게로 올 것이요 내게 오는 자는 내가 결코 내쫓지 아니하리라 (요 6:37)
하나님은 처음부터 우리를 사랑하시고 생명의 떡을 주시며 구원하시려 우리를 찾아 오셨는데, 나는 하나님을 처음 만났을 때 세상의 떡, 육신의 떡을 구하고 있었다. 내 앞에 일어난 문제들을 보고 "아, 만능해결사 하나님이 계셨지! 마침 잘 오셨네요. 하나님이 계셔서 다행이예요." 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전능을 내 문제 해결에 사용하고자 했다.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놀라운지, 하나님은 나에게 이용당해주시면서까지 나를 기다리시고 또 기다려주셨다. 오병이어의 표적을 보고도 구체적인 표적을 다시 보여달라고 예수님께 요구하는 무리들처럼 육신의 떡에 매달리고 있던 내게 예수님은 말씀하시고 또 말씀하셨다. 그 말씀이 들리기 시작하니 예수님께서 그동안 나를 얼마나 참으시며 말씀하시길 반복하셨는지, 그 사랑이 얼마나 깊고 크고 강하고 확고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너무나 부끄러웠지만 동시에 그 사랑을 받고 있으니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예수님은 나를 결코 내쫓지 아니하셨고, 하나님 아버지께서 주신 자들은 다 내게로 올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분명한 확신으로 기다리시고 계셨다. 내어쫓겨도 할 말 없는 죄인인 내가 흔들림 없이 굳건한 예수님의 사랑에 매였으니 무슨 말로 감사를 드릴까. 하나도 잃어버리지 아니하겠다 말씀하시는 예수님께,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다 찾아달라고, 예수님께 돌이킨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쫓지 아니하시고 예수님께서 다시 사랑으로 붙들어 달라고, 우리가 연약해서 예수님을 배반할 때에라도 예수님께서 강권하심으로 찾아와 달라고 간절한 기도를 드린다.
교회에서 경건일기 발표를 내가 하게 되었다. 긴 설 명절이 지나고 맞는 주일에, 그리고 교회를 옮기는 것에 대해 셀원분들께 말씀 드리고 난 후 누군가에게 경건일기 발표를 해달라고 부탁드리기가 어려웠다. 마침 이름순으로 정해두었던 발표 차례도 한 바퀴를 돌아 처음으로 돌아가서 누가해도 상관 없었다. 다들 부담스러워하실 것 같아 이번에는 내가 하기로 마음 먹고 기도하며 글을 써내려갔다. 주일 설교와 대표 기도와 경건일기문이 성령님의 교통하심으로 하나가 되길 바라면서. 주일 설교 때, 소돔을 심판하러 가시는 하나님께 아브라함이 호소하는 내용이 나왔다. 하나님께 악인을 의인과 함께 멸하심이 합당하냐고 물으면서, 의인 오십 명만 있다해도 그 성을 멸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한다. 그 다음 의인 사십오 명, 사십 명, 삼십 명, 이십 명, 십 명이 있더라도 그들로 인하여 온 지역을 용서해달라고 간구한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기도를 계속 들으시며 그렇게 하겠다고 답하신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은 악하고 악한 소돔이라도 그 길에서 돌이켜 생명의 길로 행하기를, 소돔 온 지역이 의인으로 말미암아 용서 받기를 바라셨던 것이다. 아브라함의 마음이 내게도 전해졌다. 신기하게도 경건일기에 그 마음이 담겨 있었다. (요 6:37) 말씀을 붙잡고 분명한 확신으로 일기를 써내려갔다. 감히 말씀드리오니,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고 모든 영혼을 다 찾아달라고, 예수님께 돌이킨 적이 있다면 다시 내쫓지 마시고 계속 사랑해달라고, 너무 면목없지만 예수님을 배반한다고 할지라도 찾아와 달라고... 소돔 땅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의인이 오십 명에서 십 명으로 줄어들기까지 계속해서 간청하는 아브라함과 같은 고백을 드리게 하셨다.
나는 나의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티끌이나 재와 같은 나. 예수님의 사랑 또한 잘 알고 있다. 살리시길 원하시고 생명주시기를 기뻐하시며, 끈질기고 영원한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을. 티끌이나 재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예수님의 사랑은 티끌을 끌어안고 재를 움켜쥐고서라도 내가 반드시 살리겠다 말씀하시는 강력하고 강렬한 사랑이다. 경건일기에 적힌 기도는 교회를 옮기면서 마지막으로 셀원들을 하나님께 부탁하는 간청이다. 셀원분들 중에는 하나님의 사랑에 확신을 가진 분도 계실테고, 교회를 오시기는 하셨지만 아직 하나님과 개인적인 교제가 시작되지 않은 분도 계실 것이다. 때로는 하나님이 계신다면 왜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만 계시는지 하나님을 원망할 때도 있을 수 있다. 그 모든 상황들을 하나님께 아뢰며, 그 어느 때에라도 예수님께서 강권적인 사랑으로 셀원분들을 붙들어 주셔야만 한다고, (요 6:37) 말씀처럼 한 번이라도 예수님에 대해 마음 문을 연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내쫓지 말아달라고 예수님께서 사랑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셀원분들의 발걸음을 교회로 인도하신 것은 그분들의 믿음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예수님께 이미 주신 자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아브라함의 기도를 기쁘게 들어주셨던 하나님, 아브라함이 간구하기를 기다리셨던 하나님께서 동일하게 내 기도도 들어주실 것을 확실히 안다.
아브라함이 대답하여 이르되 나는 티끌이나 재와 같사오나 감히 주께 아뢰나이다 (창 18:27)
아브라함이 또 이르되 주는 노하지 마옵소서 내가 이번만 더 아뢰리이다 거기서 십 명을 찾으시면 어찌 하려 하시나이까
이르시되 내가 십 명으로 말미암아 멸하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아브라함과 말씀을 마치시고 가시니 아브라함도 자기 곳으로 돌아갔더라 (창 18: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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