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아이들이 자란다
양지양
2025. 3. 5. 07:29
하준이가 정말 많이 컸다. 키도 많이 자라고 생각도 많이 자랐다. 마냥 귀엽고 아기같다고만 생각했는데, 행동이나 말에서 하준이가 많이 성장했음을 느낀다. 두 달간의 방학이 끝나고 어제 유치원 개학이었다. 개학식 날에는 급식이 없어서 하준이와 무얼 먹을까 이야기를 나누다 자장면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식당에 도착해 자리에 앉자마자 하준이가 다시 일어나더니 컵 입구까지 가득 채운 물 두 컵을 정수기에서 떠 온다. 그리고 자연스레 식탁에 올려두고 내 앞으로 한 잔을 건넨다. 식당 한 켠에 붙은 "물은 셀프입니다."라는 문구대로 수행하는 하준이다. 너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하준이를 보고 있으니 웃음이 난다. 챙겨주어야 하는 하준이였는데, 나를 챙겨주는 하준이라니. 아이들이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