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내 삶에 넘쳐나는 은혜를 하나님께 어찌 감사할꼬. 지난 2022년을 되돌아 보며 그 때에 주신 은혜들을 글을 썼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안 쓴 것은 아니고 나의 일기장과 큐티 책 그리고 필사 책 아래에 적혀져 있지만. 그 묵상들을 한 공간 안에 잘 정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 글을 썼지만 정리하지 않은 이유는 게으름 그리고 혹 교만해 질까봐. 게을러서 안 그래도 하기 귀찮은 것에 명분까지 더해지니 나는 글 쓰기와 정리를 그만 두었다.
지난 한 해를 흘려보내며 내게 온전히 남은 것은 하나님의 은혜뿐이다. 그 은혜를 글로 써내려가며 정리하지 않은 게으름과 맞닿은 편에는 행여나 주님의 은혜를 묵상하고 덧읽으며 그 은혜에 내가 심취해서 자족하며 머물러 있으면 어떡하지...하는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그런 나를 나 자신조차 제대로 아는 듯 모르는 불편함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았다. 나는 나를 잘 모르지만 하나님께서는 나를 잘 알고 계셨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하나님의 은혜에 관한 것이라면 글을 써도 되겠다는 것이다.
2023년 다시금 블로그를 열어 두 개 밖에 없는 묵상글을 읽으며 내 안에 이러한 깨달음 때문에 아쉬워하고 있다. 기록하고는 잊어버렸는데... 2022년 1월에 쓴 글을 읽어보니 나의 바람과 기도의 제목들이 일 년이 지난 지금 명확하게 응답되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안에는 교만이 아닌 감사와 찬양이 넘치고 있다. 신실하신 주님! 나의 한 숨까지도 들으시고 살피시는 주님!
그리고 나는 다시 결정했다. 글을 써보기로. 2023년의 신실하신 주님과의 만남을 기록해 보기로.
작년 교회 표어는 "네게로 돌아오리라."였다. 그리고 유월 처음 성벽기도를 시작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내게 확신을 주셨다. "지영아, 네게는 이미 다 돌아왔다. 내가 이미 다 주었다." 놀라운 말씀이라 하나님께 '어떤 게요? 어떤 부분이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물어볼 새도 없이 내 입술에서는 "네, 맞습니다. 제게는 이미 다 이루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고백만이 반복되어 나올 뿐이었다. 그리고 감사의 눈물만이 솟구쳐 올랐다. 나도 어떤 부분에서 이루어주셨다는 것인지 이성으로 알 수 없었지만 기도는 그렇게 나올 뿐 어떠한 의심과 질문도 하나님 말씀 앞에 눈 녹듯 사라졌다.
그리고 다니엘이 포로귀환으로 예루살렘에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주님께 받고 확신한 이후, 더욱 주님께 기도한 것처럼 내게도 기도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기도를 할수록 내가 먼저 하나님께 돌아가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처음 지으신 나의 모습을 점점 회복하게 하셨다. 그리고 내게 허락하신 사람들도 함께 주님께 돌아갈 것에 대해 알게 하셨다. 지금의 남편은 일 년 전보다 많이 변해 있다. 그리고 우리 가정도 그렇다. 내게 허락하신 축복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은 참 좋은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일 년이다.
나는 남편에게 행함이 있는 믿음을 보이라고 전했다. 하나님께서 그대에게 주신 은혜와 은사를 헛되이 하지 말라고도 전했다. 그리고 성령님께서 주시는 조금의 부담감 그리고 세밀한 음성을 무시하지 말며 성령을 소멸하지 말고 그것에 민감하게 순종하기를 권면했다. 일 년 전, 이 이야기들이 남편에게는 정죄로 다가왔지만 지금은 함께 방향을 정하고 서로 조력자가 되어 우리의 욕심으로 주님의 뜻을 가리지 않도록 권면하며 순종하기로 했다. 우리 가정은 일주일에 두 번 성경공부 시간을 가지고 있다. 작년 연초 가정예배를 일주일에 한 번 하던 것을 좀 더 구체화해서 사복음서로 예수님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 또한 처음 이야기했을 때, 가족들이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이어오게 된 것이 감사하다. 하영이는 '지저스 스쿨'이라고 그 시간을 명명했다. 교회 소그룹인 셀원분들에 대해서도 감사하다. 모이기가 힘들었지만 함께하는 참 좋은 지체들이 있어 그 시간을 지킬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결코 나 혼자 셀모임 하도록 하시지 않으셨다. 그 단 한 번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라는 마음을 주셨고 낙심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 시간으로 인해 더욱 풍성한 기도 제목을 나누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기도 제목을 나눈다는 것은 그것을 들으시고 이루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소망이 있다. 그리고 일 년을 마무리하면서 셀원분들이 전해준 메시지와 선물을 받았을 때, 내 마음의 감동 위에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돌아온다고 했잖아. 지영아, 돌아올거야." 셀원분들과 내가 다 함께 손잡고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을 꿈꾸게 하셨는데 그렇게 돌아온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기도하며 하나님 앞에 머물고 있다. 2023년 교회 표어 "자라 무성하여 결실하리라". 나는 하나님의 말씀은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나님은 계속 일하고 계신다. 그것이 더디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인내하며 그것을 이루고 계시는 것이다. 내게 가장 큰 축복은 하나님을 가까이함이다. 그리고 그분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이다. 내가 무엇이라고 한낱 우주의 먼지일 뿐인 내게 그분의 마음을 알려주시고 깨닫도록 인내하시며 가르치시고 그분 곁에 계시게 하신단 말인가. 더 정확히는 그분이 내게 찾아오셔서 내 곁에 머물고 계신단 말인가. 12월은 예수님에 대해서 많이 묵상하기도 했지만 성령의 열매에 대해서도 많이 묵상했던 한 달이었다. 성령님께서 함께 하시면 순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성령님께서 계시면 그냥 두지 않으신다고, 열매가 많이 맺히게 될 거라는 묵상. 그 묵상 가운데 이 말씀을 주시니 나는 더욱 힘있게 주님의 말씀을 믿을 것이다. 진리는 고독하지만 날로 더욱 담대하다.
내게 행하신 놀라운 일들을 인하여, 앞으로 행하실 놀라운 일들에 대하여, 나의 고백은 맙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