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든이
어제 해든이가 하나님 품에 안겼다. 천국에 갔다. 처음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실감나지 않았다. 하물며 유림언니와 지웅오빠에게였을까... 사랑스러운 해든이를 함께 기억하며, 엄마아빠에게 위로를 전해달라는 메시지를 아는 언니와 주고 받으면서 해든이가 이제는 건강하게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는 정말 평안히 있을 해든이를 보러 가는 길에도 실감나지 않았다. 차 안에서 '주 사랑이 나를 숨쉬게 해' 찬양을 부르면서 해든이를 위해 기도했던 순간들이 생각났다. 하나님은 전능하시다고 하시면서 왜 해든이를 아프게 내버려두시는 거냐고 물었었다. 사소한 감기에도 폐렴으로 급속하게 진행되어 한참을 힘들어하는 해든이를 보면 하나님은 너무 하시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든이는, 진짜 해든이는 하나님이 도와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나님 아니면 누가 지켜주냐고 물었었다. 하나님은 언제나 선하시다는 고백이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해든이는 해든이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으로 살아내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그 시간들을 해든이의 최선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끌어내어 버텨주었다. 지웅오빠와 유림언니는 사랑에 다함이 없도록 해든이를 사랑했다.
어제 유림언니에게 해든이가 일요일부터 감기로 아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월요일부터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119를 불러 입원을 하고 의사로 부터 2~3일이 고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해든이는 수요일 밤 많이 힘들어했다고 한다. 평소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안 유림언니는 해든이에게 "엄마, 아빠 잘 지낼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가."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해든이는 아주 깊게 잠들었을 때, 정말 평안할 때만 짓는 표정을 지으며 갔다고 했다. 나는 그 순간이 하나님께서 해든이를 안아주신 순간이였을 것 같다. 그리고 해든이의 그 표정은 해든이와 10여년간 함께한 지웅오빠와 유림언니만 아는 표정이였을텐데, 마치 엄마아빠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정말 평안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든이는 그동안 말할 수 없었다. 볼 수도, 움직일 수도 없었던 해든이가 천국에서는 마음껏 말하고 뛰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겠지? 너무나 건강한 모습으로.
예전에 지웅오빠가 했던 말이 언제나 내 마음에 남아있다. 단 한 번이라도 해든이가 "엄마!"라고 말하는 거 듣고 싶다고. 꿈에라도 꼭 한 번. 얼마나 간절히 듣고 싶었을까 그 단 한마디를. 그리고 얼마나 간절히 바랬을까. 해든이와 눈 마주치며 많이 많이 사랑한다고 눈빛으로 말해주기를. 그리고 잘 알고 있다고 해든이가 눈빛으로 답해 주기를. 두 분께 기적같은 그 바람들을 마음 속에 묻고 눈물로 덮고 사랑으로 사랑으로 견디어준 지웅오빠와 유림언니를 정말 사랑하고 존경한다.
이제 해든이가 하나님 나라에서 건강하고 평안히 있는 시간동안, 이 세상에서 지웅오빠 유림언니는 얼마나 손꼽으며 해든이 만날 날을 기다릴까. 정말 눈 앞에 보고 싶은, 벌써 그리운 해든이.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을 챙겨 등교시키면서 해든이 생각이 난다. 해든이가 이렇게 잘 지내고 있겠지? 지웅오빠와 유림언니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해든이의 모습. 그 생각을 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리에도, 유치원 신발장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신발을 보면서도 눈물이 났다. 해든이도 이렇게 지내고 있을텐데... 너무 보고 싶은 해든이. 지웅오빠와 유림언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다. 얼마나 해든이가 보고싶을까. 사랑하는 해든이.
천국 소망이 있는데도 너무 슬프다. 하루종일 해든이 생각이 난다. 해든이는 분명 잘 있을텐데... 너무 보고 싶은 해든이.
하나님, 하나님께서 너무 사랑하는 딸, 해든이가 하나님 품에 안겼습니다. 하나님 기뻐하시고 사랑하시는 자녀 해든이. 그리고 지웅오빠에게도 유림언니에게도 기뻐하고 사랑하는 딸 해든이인데, 하나님 지웅오빠와 유림언니 꼬옥 안아주세요. 해든이를 안아주신 것처럼 꼬옥 안아주세요. 그리고 해든이를 만나게 해주세요. 해든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지웅오빠랑 유림언니에게 보여주세요.
여전히 하나님께 모든 것을 의지하고 사랑하는 해든이를, 해든이를 만드신 주님 손에 다시 맡겨 드린 지웅오빠와 유림언니. 그리고 유림언니를 참 많이 닮았지만 지웅오빠도 꼭 닮은 해든이의 사진 앞에서 흘러나오던 찬양. 해든이가 신었던 형광 빛 샌들. 지웅오빠 카톡 프로필에 있던 가족 그림 액자.
해든아, 즐겁게 찬양하면서 지내고 있어줘. 엄마아빠가 정말 많이 사랑했다는 거 해든이가 제일 잘 알텐데... 최고의 부모님상을 준다면 양지웅 아빠와 남유림 엄마에게 주어야 할 거야. 해든이도 그렇다고 말해줄 것 같아. 이모, 삼촌도 해든이 만나길 기다릴게. 해든이는 매일 매일 웃으면서 지낼텐데... 엄마 아빠 많이 응원해줘. 엄마 아빠께서 해든이 볼 날까지 어쩌면 지금보다 앞으로 더 많이 해든이가 보고싶으실지도 모르겠어. 하나님은 왜 그리움을 만드셨을까. 해든이가 하나님께 물어봐줘. 이모는 아직 답을 못 찾았거든. 오늘 아빠 생일인데, 해든이는 존재 자체로 우리에게 아빠에게 아름다운 선물이야. 하나님 오늘 지웅오빠 생일인데 하나님께서 제일 좋은 선물 주실 거죠? 저는 선물 준비 못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준비하셨을텐데... 하나님 오늘도 유림언니 가정을 꼬옥 안아주세요. 우리의 유일하시고 참 좋으신 중보자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