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기도
역대기를 통해 솔로몬의 기도에 대해 묵상하고 있다. 솔로몬은 나라가 멸망하고 백성이 포로로 잡혀가는 최악의 상황을 위해서 중보한다. 그가 이렇게 기도했던 이유는 죄를 범하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하나님은 그 범죄에 대해 심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그곳에서라도 회개하고 돌이킨다면 용서해 달라고 간구한다. 솔로몬은 정말 왕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백성이 범죄하였더라도 그들이 돌이키고 용서받기를 바라는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어제는 이방인에 대한 기도를 하면서 조건 없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그들의 기도를 들어주시기를 중보했다. 너그러운 마음.
솔로몬이 이렇게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은혜로우시며 자비와 긍휼히 크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범죄할 때에라도 여전히 이스라엘을 사랑하시고 그들이 회개하며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시는 아빠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하나님은 기름 부음받은 자인 예수님에게서 얼굴을 돌이키지 않으신다. 그리고 우리가 그 예수님 의지하여 나오기를 바라시고 기다리시며 기뻐하신다.
나도 이방인이었고 한 때 하나님을 떠나 있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돌이키고 회개하며 이전의 삶과 반대 방향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자주 그것을 잊는다. 삭개오를 욕했던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말씀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손가락질하고 그들에게서 예전의 내 모습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그게 내 모습이었다는 것을 잊은 채 욕하는 모습이 있다.
동생의 결혼을 앞두고 기도하면서, 여전히 내 마음에 해결되지 못한 응어리가 있다. 더 기도하며 답을 구하고 주님께서 내 마음을 정리해 주시길 바란다. 이게 맞는 것일까? 이 부분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괜히 사람이 미워지고 말씀을 알지 못하는 그들에 대해 판단과 정죄의 손가락질을 하게 된다. 나는 한 치 앞도 모르는데,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두렵다. 정말 내 동생이 행복할까? 산재된 문제들 속에 내 동생이 행복할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는 이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실까? 꼬리에 꼬리를 물지만 결국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질문 앞에 내 마음이 심히 답답하고 고단하다.
처음에는 잘 해결되게 해달라고 가족들의 마음 문을 열어주시길 기도드렸는데,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진 채 여기까지 오다보니 이제는 진짜 맞는 걸까요? 라는 기도를 드리게 된다. 상대 가족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발언들과 자신의 감정을 올곧이 다 드러내는 태도 그리고 그걸 아무렇지 않게 전달하는 상황이 더 답답하고 먹먹하게 느껴진다. 결혼을 통해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려는 아름다운 배려와 사랑은 전혀 없다.
이제 이 일기 쓰기를 마친 뒤, 하나님께 기도하려 한다. 내 마음이 너무 답답하다. 속상하다. 슬프다. 나는 답이 없다. 하나님, 이 상황을 주님께서 다 아시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동생이 가져야 하는 마음은 무엇일까요? 말씀으로 제 동생에게 알려주시고 제게도 알려주세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시고 우리의 결혼에도 정말 관심이 많으시잖아요.
어제 동생에게 우리집으로 올라올 수 있냐고...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다고... 너에게도 우리에게도 우리 가족 모두에게 너무 중요한 문제라고 이야기했었다. 동생이 올라오기 힘들 것 같다고 했었다. 우선 기차표도 매진이고 올라오는 여정이 힘들어서 이야기도 잘 나누지 못할 것 같다고. 순간 화도 났지만 문자와 전화로 이야기 나누고 다음에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런데 이 일기를 쓰는 도중에 동생에게서 문자가 왔다. 표를 구해서 올라오겠다고.
하나님, 제게 말씀해 주세요. 성령님 도와주세요.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의 마음으로 결정하고 생각하고 도울 수 있게 해 주세요. 할 수 있거든 모든 사람과 화평하게 해 주세요. 할 수 있어요. 성령님께서 하시면 할 수 있어요. 도와주세요.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 하지 말라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롬 12:16-18)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 12:21)
하나님 제가 원하는 것은 그분들도 마음 다치지 않는 것입니다. 실족하지 않는 것입니다. 주님께 돌아오고 주님의 길로 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장 선한 길, 주님의 길을 우리에게 보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