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한나의 결심과 고백- 은혜에 대하여

양지양 2022. 1. 10. 08:41

  한나의 겸손함에 대해 묵상한다. 엘리 제사장에 대한 한결같은 그녀의 태도에 놀란다. 겸손함과 더불어 은혜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는 요즘이다. 어제 주일 설교에서 '은혜'에 대해 들었던 설명이 더욱 한나의 행동들을 기억나게 한다. 우리는 은혜로 불쌍히 여김을 받은 존재라는 것, 진짜 은혜로 받은 줄 아는 사람은 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

  오늘의 QT 본문은 삼상 1:19-28이다. '사무엘'이 태어나고 자라서 엘리 제사장에게로 가는 이야기다. 사무엘 이름의 뜻은 '여호와께 구하여 얻었다.'라고 한다. 그리고 여호와께 구하여 은혜로 받은 것에 대한 한나의 태도는, 정말 은혜로 받은 것임을 알기에 다시금 여호와께 드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나님과 딜(deal)을 하지 않고 그저 겸손히 구하고 또한 주셨을 때 값지고 귀한 것임을 알며, 다시 하나님께 드리기를 원하는 한나의 모습. 한나는 경건한 여인으로 매년 절기에 예배를 드리러 올라가야하는 의무가 있던 남성이 아니었지만 절기를 지켜왔다. 사무엘이 태어나고 나서는 절기를 지키러 가지 않고 사무엘을 온전히 양육하는데, 이는 절기를 등한시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무엘이 젖을 떼자마자 여호와께 드리기 위함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서원에 대해 핑계치 않았다. 사람으로서 욕심이 어찌 없을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것을 주셨을 때 그것을 최대한 길게 많이 누리고 싶은 마음이 그녀에게는 없었을까. 사무엘은 레위인 혈통이라 언젠가 반드시 하나님을 섬기는 직분을 맡게 될 것이고 그것만으로도 서원을 갚았노라 하나님께 세울 명분이 있었다. 서원의 시기를 정하지 않았기에 시기는 언제든 본인이 원할 때로 늦추거나 정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한나는 하나님께 마음을 분명히 정하고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 자신의 중심을 드렸다.

  서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GT에서 설명하는 서원을 적어본다. "성경은 비록 아내가 서원을 할지라도 남편이 동의해야 효력이 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민 30:7). 이처럼 하나님은 가정의 평화가 일방적인 서원으로 깨어지는 것을 원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일방적이시지 않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가정을 존중해 주신다. 우리가 합력하기 원하시고 마음을 모으기를 원하신다. 이 부분을 놓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열정, 나의 생각이 남편의 속도와 방향과 다를 때가 있다. 나는 이것이 옳다 여기며 성경에서 말하는 부분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라는 믿음에 남편을 설득코자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내게 알게 해 주셨다. 이제는 나 혼자 결정하고 나 혼자의 힘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앞으로도 의사결정을 할 때, 그리고 나의 열정과 생각들을 주님 앞에 펼쳐놓을 때 남편을 열외시키지 않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주님 앞에 서기로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은혜에 대한 오늘의 묵상을 적으려고 한다. 나는 어제 주일 예배를 통해, 받을 자격 없는 자인데 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님 앞에 서 있을 수 없는 자인데 서 있게 붙들어 주셨다는 것도 알았다. 사랑 받을만한 구석이 내게는 하나도 없는데 사랑받기에 합당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하나님을 느꼈다. 그리고 모든 것에 네게로 돌아올 것이라는 말씀도 주셨다. 받을 만한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하시기 위해, 모든 것이 은혜임을 고백하는 나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그 은혜를 주시기 위해. 그 마음을 확정하시는 듯 오늘 한 번 더 QT 말씀을 통해 알게 하신다. 

  한나는 사무엘이 젖을 떼자마자(세 살 가량) 성대한 예물을 준비해서 하나님께 화목제를 드리고 사무엘을 하나님께 온전히 바친다(27-28). "이 아이를 위하여 내가 기도하였더니 내가 구하여 기도한 바를 여호와께서 내게 허락하신지라 그러므로 나도 그를 여호와께 드리되 그의 평생을 여호와께 드리나이다 하고 그가 거기서 여호와께 경배하니라" GT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렇게 아들을 바치면서 드린 한나의 고백은 은혜받은 사람의 바람직한 태도입니다. 사실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빌린 것을 되돌려 드리는 것뿐입니다.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대상 29:14, 16)." 하나님에 대해 쉽게 할 수 있는 오해는, 하나님께서 주시고는 다시 되돌려 받고 싶어 하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런 찌질한 분이 아니시다. 한나의 마음을 보시고 하나님께서는 그녀에게 세 아들과 두 딸을 더 주셨다. 그리고 사무엘을 최고의 선지자로 사용하신다. 

  오늘 하루, 주님께서 내게 주신 시간과 맡겨주신 일들과 만나게 하시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은혜가 은혜임을 아는 자각이 있기를. 성령님께서 내게 그러한 은혜를 허락하시기를. 그 은혜를 알기에 하나님 나라위해 벽돌 한 장 쌓아올리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기를 또한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신실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진실하게 깨달아 그 분의 사랑 안에 거하는 자 되기를 기도한다.